Boy's Diary2015.10.21 05:41


밖을 나섰을때 뭔가 달라졌음을 느낀다. 집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한참을 돌아다닌후에 집으로 돌아올때쯤 나타나던 검은색이란 놈이 머리위에 한가득이다. 아마도 이 검은색의 귀가시간이 앞 당겨진 모양이다. 그럼 엄마와 나도 조금 일찍 집을 나서서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오면 되는것 아닌가 싶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. 엄마가 혼자서 내 자동차를 집까지 끌어 올리려면 엄마는 중장비 자격증이라도 따야할지 모른다. 더 중요한것은 아빠가 일을 끝마칠때쯤 약속을 하고 나가야 우리 셋이 조금이라도 더 일찍 만날 수 있는것이다. 모르긴해도 그 검은 어둠이란 놈도 보고싶은 아빠를 만나러 가느라 그렇게 일찍 나타나는가 보다. 그렇게 생각하니 내 생각만하며 그 검은 어둠을 미워하는것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그리고 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오후 6시쯤의 파란 하늘과 작별하는 대신 내 엉덩이 아래에서 굉장히 부스럭거리는 친구들을 알게됐기 때문이다. 엄마는 평소처럼 조용히 내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갑자기 급정거하더니 방향을 틀어 뭔가 대단히 사각사각거리는 언덕 같은곳으로 날 데려갔다. 엄마가 운전을 하며 나쵸 봉지 따위를 뜯을리도 없고 쓰레기 봉지를 바꾸는것도 아닐텐데 난데없는 이 소리들은 무엇일까. 코밑까지 끌어올린 이불 너머로 보이는 거무스름한 하늘 아래에서 무언가가 사정없이 흔들거렸다. 아마도 집에서 엄마 다리에 누워서 바라보던 창밖의 그 푸르스름한 아이들의 친구들인가보다. 며칠 전 엄마가 그랬다. 춤추기 피곤해진 친구들이 휴식을 취하러 앞다투어 땅위에 내려 앉고있다고. 그리고 언젠가 나뭇가지가 완전히 앙상해지면 내 팔다리는 좀 더 굵어져 있을거라고. 



Posted by 영원한 휴가